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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려 깊은 동행 / 김현수

 

정확히 일주일만에 영남의 문경에서 호남의 여수로 길을 떠났다.

이번 여행은 친구와 단둘이서 떠나는 여행으로 어렵게 결정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사람들의 약은 계산법이 아니던가?

진데는 피하고 마른데만 밟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친구 B는 지치고, 어렵고,힘들때 늘 사려 깊게 동행해 주는 친구다.

 

 

 

당진을 지날때 차창을 때리던 빗줄기는 군산과 고창을 지나며

이내 뜨겁고 후덥지근한 열기로 변해서 차안으로 밀려왔다.

문경이 오미자의 고장이면 고창은 복분자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영남에 김천과 함안이 있다면 호남에는 김제와 함양이 있다.

영남에서는 '아지매'를 만나지만 호남에서는 '아짐'을 만날 것이다.

 

새벽에 여수에 도착해서 무선동의 한 아파트에 여장을 풀었다.

여수는 삼국을 통일한 고려의 태조 왕건이 전국을 순행하다가

만난 아름다운 여인들이 사는 곳으로 인심좋고,아름다우며

지명그대로 고운 물을 품은 고장이다.

 

 이튿날 여수 소라면의 조용한 어촌을 찾았다.

여자도 섬을 품은 여자만이 위치한 소라면의 달천 마을과 복촌

마을은 고운 물을 닮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여름해보다 더 부지런히 바다의 새벽을 열어가고 있었다.

 

 평생을 갯벌에 뒤엉켜 산 여자만 아낙들은 꼬막으로 자식을 키우며

평생을 무던히도 버텨왔다.

오로지 자식 생각에 갯펄에 빠진 몸도 무겁지 않았을 것이다.

 

식사는 친구의 처가가 있는 복촌에서 해결했다.

서대,굴비,전어등 푸짐하게 차린 여수의 음식은 비릿하면서 깊은

여수의 바다를 닮았다.

 

 일요일에는 광양의 봉강 계곡을 찾았다.

핸펀도 잘 안 터질 정도로 깊고 음침한 곳에 위치한 계곡은 시간이

멈춰선듯 원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계곡은 흐르면서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씻기고 시내를 만들고

흘러가서 섬진강을 만나게될 것이다.

바람이 깊은 숲을 흔들때마다 매미들은 탄성을 질렀다.

 

 마지막날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여자만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마을 이곳저곳을 소요하며 틈틈히 카메라 셔터(핸펀)를

누르다가 뙤약볕 아래서 일을 하고 계시는 할머니와 과부인듯한 그의 딸을 만났다.

그녀의 신랑을 바다가 삼켜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바닷가에서 뱃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곁으로 다가갔다.

전어를 잡기위해 선구(고기잡이 도구)들을 챙기고 있었다.

어촌계장님 사위의 친구라고 했더니 커피를 건네며 말을 붙여왔다.

" 저도 함께 배 타고 나가서 고기 따는 일을 도와드릴까요?" 했더니

"우리는 활어가 필요하지 젓갈용이 필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한다.

내가 그물에서 고기를 따다가 다 죽인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다. ㅠㅠ

태풍소식에 어부들의 표정이 무겁고 어두워 보였다.

 

 태풍이나 홍수같은 천재지변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

세상에는 천재지변 말고도 피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사랑이 그렇다.

사랑이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조금만 노력한다면 최소한 사랑이

떠내려가는 것은 예방할 수 있지않를까 하는 내 생각이다.

 

여행을 통해서 바꿈과 변화의 미학을 배운다.

태풍이 지나가면 가을 전어가 다시 들어올 것이다.

회오리 바람이 아침내내 지속되지 않고 소나기가 온종일 내리지 않듯이

태풍도 이내 지나가게될 것이다.

순리롭지 못하거나 비정상적인 짖은 그 기세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청색은 영원,믿음,진실,순수,평화의 상징색이라고 한다.

여수의 푸른 하늘과 청정 바다는 영원과 믿음,진실,순수,평화를 담고

있었다.

바다는 '받아 들인다.' 넓고 깊게...

 

집에 돌아오니 다음주 월요일에 입대할 아들이 보이질 않는다.

여친의 생일 잔치에 갔다고 한다.

죽일 놈,살릴 놈 했지만 막상 입대를 한다고 하니 마음이 짠 하다.

"내 아들아! 여자의 사랑을 두려워 해라.그 행복과 그 독을 두려워해라."

--투르게네프의<첫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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