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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붙잡힌 주님과 도망친 제자들

본문 / 막14:43-52

 

“43.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에 곧 열둘 중의 하나인 유다가 왔는데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무리가 검과 몽치를 가지고 그와 함께 하였더라 44. 예수를 파는 자가 이미 그들과 군호를 짜 이르되 내가 입맞추는 자가 그이니 그를 잡아 단단히 끌어 가라 하였는지라 45. 이에 와서 곧 예수께 나아와 랍비여 하고 입을 맞추니 46. 그들이 예수께 손을 대어 잡거늘 47. 곁에 서 있는 자 중의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떨어뜨리니라 48.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강도를 잡는 것 같이 검과 몽치를 가지고 나를 잡으러 나왔느냐 49.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으면서 가르쳤으되 너희가 나를 잡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이루려 함이니라 하시더라 50.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51.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가다가 무리에게 잡히매 52.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막14:43-52)

 

1. 일어나 함께 가자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이 공적인 사역을 시작하셨을 때부터 십자가에 죽으시기까지 3년의 세월을 함께 동거 동락했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가족들도 함께 하지 않은 3년의 세월을 제자들이 함께 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예수님에게 위기가 닥치고 그로 말미암아 예수님과 함께 있는 자신들에게도 위험이 닥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이 되자 모두들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과연 이런 제자들이 진심으로 예수님과 함께한 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아닐 것입니다. 제자들이 비록 몸은 예수님과 함께 했을지는 몰라도 그들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철저하게 타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당신께서 부른 제자들이 그런 수준에 있음을 아시면서도 그들을 데리고 다니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인 것입니다. 우리도 주를 믿는다고는 하나 오직 자신의 유익과 성공을 위해서만 주를 따르며 제자들처럼 우리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언제든지 주를 팔고 배신할 자들이 우리인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을 데리고 오늘 본문에 보면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잡아갈 사람들을 만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오늘 본문 앞에 있는 42절에 보면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막14:42)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대로 예수님은 자신을 붙들어 갈 사람들이 왔음을 아셨고 또 그 길이 곧 십자가에 죽는 길임을 아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험한 길을 제자들에게 함께 가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43절에 보면 “말씀하실 때에 곧 열 둘 중의 하나인 유다가 왔는데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무리가 검과 몽치를 가지고 그와 함께 하였더라”(막14:43)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보면 예수님을 잡으러 온 사람들은 검과 몽치를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이 상황은 매우 험악하고 위험한 상황임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위험한 상황으로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가신 것입니다. 보편적으로 제자를 사랑하는 스승이라면 제자에게 이러한 위험한 일이 닥치는 것을 막고자 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일부러 제자들을 데리고 가십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제자들의 어떠한 도움을 받기 위함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제자들 모두가 자기 살겠다고 예수님을 외면하고 도망칠 자들이라는 것도 알고 계십니다. 그러고 보면 아무 쓸모없는 사람들을 예수님이 잡혀가는 현장으로 데리고 가신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시는 예수님의 의도는 과연 무엇인 것이겠습니까?

 

2. 변화와 고백

우리가 앞에서 살펴 본 31절에 보면 “베드로가 힘있게 말하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하니라”(막14:31)고 합니다. 예수님을 따랐던 베드로를 비롯한 모든 제자들이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고 장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예수님은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고 자신 있게 장담한 제자들을 데리고 예수님이 붙들리는 자리로 함께 가신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의도는 그런 고백과 장담을 하고 있는 제자들이 얼마나 연약하고 또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존재인가를 보게 하시기 위함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의지나 인간의 결단이 아무 힘없는 것임을 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다른 제자들은 도망을 친다고 해도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달라야만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변화산에서 놀라운 체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영광스럽게 변한 예수님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었고 또 하늘의 음성으로 예수님이야 말로 하나님이 보내신 아들이라는 것을 듣고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그들까지 도망을 치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하여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시려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천국이 아니고, 예수님도 아니고, 생명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오직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내 육신이 사는 것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여길 뿐이지 천국이든 예수든지 간에 사실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한 문제로는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나에게 불이익이 되고, 해가 되는 것이라면 예수님이라 할지라도 부인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인 것입니다. 지금 예배당에 나와 예배드리는 우리 안에 이런 제자들과 똑같은 속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우리의 마음으로는 제자들과 같이 ‘나는 결코 안 그럴 것이다’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제자들도 그렇게 호언장담하였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 예수님을 부인하게 하는 것은 내 마음이 아니라 육신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나약함인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임을 아는 신자라면 자기 자신에게 가능성을 두지 않게 됩니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 믿음의 길이라는 것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자신이 믿음 안에 있다면 그것은 은혜의 결과일 뿐이지, 자신의 힘과 노력과 공로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자만이 진심으로 십자가에 흘리신 예수님의 피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단지 나를 구원하기 위해 흘리신 피로만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악함과 연약함과 저주를 전부 짊어지심으로써 흘리신 피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앎이 바로 지혜인 것입니다. 이러한 지혜에서는 ‘예수님을 열심히 믿으라’는 말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인간의 열심과 노력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내가 부인되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모두 거짓인 것입니다. 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의 믿음은 단지 다만 믿는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인 것입니다. 즉 종교를 신앙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존재인 인간이 자신을 부인하는 것이 과연 자기 노력과 열심으로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자신을 부인하는 것은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일에 열심인 사람이 자신은 부인되고 대신 보지도 못한 예수님을 위해 산다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노력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열심히 믿으라’는 말은 공허한 말로 그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기 위해 도망을 친 제자들이 성령이 오심으로써 주를 위해 죽는 길도 거부하지 않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제자들이 달라진 것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도망친 이후에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고 신앙을 갈고 닦아서 좀 더 의지가 강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인 것이겠습니까? 결코 아닙니다. 제자들이 주를 위해 죽는 길도 피하지 않게 된 것은 성령이 오신 결과인 것입니다. 성령에 의해서 자신들이 예수님 앞에서 참으로 헛된 존재이며, 예수님만이 존귀한 분임을 알게 됨으로써 주를 위한 길을 가게 된 것입니다. 즉 자신이 부인되어짐으로써 주를 위한 길을 가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부인되는 것 또한 성령의 능력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신자는 무엇을 해도 ‘나는 무익한 종입니다’라는 고백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3. 신앙의 착각과 실체

마지막으로 오늘 본문 51절부터 보면 “51.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가다가 무리에게 잡히매 52.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막14:51-52)고 말합니다. 이 청년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님을 따른 것을 보면, 아마도 이 청년은 잠을 자다가 예수님이 붙잡혀 가신다는 말을 듣고 미처 옷을 입을 겨를도 없이 홑이불만 걸치고 따라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 청년에게도 예수님에 대한 각별한 마음과 열심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청년도 예수를 잡아가는 무리들에게 붙들리자 홑이불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을 쳐버립니다. 그러니 예수님에 대해 열심이 있다는 말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겠습니까? 언제든지 자신에게 불리할 것 같으면 외면하고 부인하고 도망쳐 버리는 것이 인간의 열심이고 마음인데 그러한 인간에게 ‘예수님을 열심히 믿으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사람은 오직 자기 사랑으로만 뭉쳐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믿음도 자신을 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자들의 신앙은 자신에게 복이 된다고 하고 또 자식도 잘된다고 하니까 그냥 믿어보자는 식입니다. 그러다가 교회를 다니는 것에 재미가 붙으면 예수를 믿는 것이 아니라 교회 생활을 즐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신앙생활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자신은 교회를 잘 다니고, 헌금 생활에도 충실하며, 성경도 보고, 기도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귀가 신자 앞에 둔 함정인 것입니다. 신자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과 용서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해서 자신이 믿음에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항상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믿으려고 하지 말고, 잘 믿으려고도 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더 잘 믿고 또 열심히 믿으려고 한다고 해도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오늘날은 믿음을 교회생활로 오해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교회 생활을 부지런히 하는 것을 잘 믿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교회의 설교 시간에 외치는 소리가 교회 생활에 열심을 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씀하는 믿음을 자기 부인으로 이해하게 된다면 그것은 내가 할 수 있고 또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믿음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성령이 내게 오심으로써 내 안에서 일어난 자연스런 현상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이 아닌 것입니다. 설사 우리가 예수를 믿지 않기로 작정했다고 해도 그것조차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이 세계의 일인 것입니다. 물론 예수를 믿지 않기로 작정하고 교회를 나가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을 모두 잊어버리고 또 죄에 대한 것도 잊어버리고 세상을 즐기면서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시다면 성령이 그런 나를 책망하시면서 예수님을 바라보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천국도 지옥도 우리의 소관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대로 천국 갈 자는 천국가고, 지옥 갈 자는 지옥가게 되는 것이 하나님이 세우신 원칙인 것입니다. 이 원칙에 인간의 행함과 인간의 의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선택이 있을 뿐인 것입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고 인정하는 것이 믿음의 세계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예원가족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도망을 치는 오늘 본문의 제자들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볼 수 있어야만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들도 주님에게서 수시로 도망을 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도망 쳤다가도 성령께서 우리를 붙들어 주시면 또 주께 찾아 나오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 우리들의 실력이며 실상인 것입니다. 그러니 할 말이 없는 자들이 바로 우리들인 것입니다. 무엇을 해도 무익한 종이라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는 자들이 우리들인 것입니다. 그러니 매일 성령님께 붙들린바 되어 살아가시기 바라며 기도할 뿐입니다. 주안에서 이러한 우리의 실체를 놓치지 않고 매일 주의 은혜가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자라는 고백을 노래삼아 우리의 신앙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말씀 복습하기)

1. 의 제자들이 제자라고 할 수 없는 까닭과 또 우리가 그들과 같다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2. 예수님이 제자들이 어떠한 자들임을 아셨음에도 불구하고 하신 일이 무엇이며 또 그렇게 하신 의도는 무엇입니까?

3.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시려는 것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4. 우리도 제자들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까닭은 무엇이며 또 그것을 아는 신자의 삶은 어떠해야 한다고 합니까?

5. 거짓 믿음과 참 믿음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합니까?

6. 그런 제자들이 변화된 것 같이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이며 또 그러한 자들의 고백은 무 엇이라고 합니까?

7. 베 홑이불을 두르고 따르다 도망친 자를 통하여서도 무엇을 보여 주시려는 것이라고 합니까?

8. 사람은 어떤 존재이며 또 그들이 생각하는 신앙생활은 무엇이라고 착각합니까?

9. 성경에서 말씀하는 믿음의 세계는 어떠한 세계라고 합니까?

10. 오늘 말씀을 통하여 깨닫고 믿게 된 신앙고백과 기도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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