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 김현수
1박2일 이라는 프로에서 '물고기'의 반대말을 물으니
'불고기'라고 답을 하더군요.
'삶'의 반대말은 '죽음'이라고 우리는 배웠습니다.
'물고기'의 반대말 '불고기'가 억지이듯 삶의 반대말은
죽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동의어 입니다.
삶과 죽음은 늘 함께 동행하고 그 시작도 같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한 초시계도 작동을 시작합니다.
둘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잊고 산다는 것입니다.
마치 가출한 지 오래된 강아지 잊고 살듯 삶과 죽음도 우리는
까마득히 잊고 삽니다.ㅠㅠ
어쩌면 영화의 '흉찍한 장면에 눈 가리듯'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를 일부러 떠올리지 않으려 애쓰는지도 모릅니다.
죽음은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피할 수도 없으며 한 번 나면
죽는 것은 정해진 이치입니다.
또한 죽음의 그날을 알 수 없을 뿐 마치 형 집행이 유예된
자들과 똑 같은 신분입니다.
언젠가 목사님의 설교도 생각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잊을 수 있는 것도 잊지만 아직 세월이 오지
않았다고 잊고 사는 것이 죽음입니다.
죽음을 떠올리니 이 시간이 감사할 뿐입니다.
더운날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안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