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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쌀쌀해진 날씨탓에 쓸쓸하다며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하는  글을 읽으면서

쓸쓸함도 가을이라야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면 쓸쓸한 사람에겐 이맘때의 모든 것들이 쓸쓸할 것도 같다.

가을걷이 끝난 벌판 위로 멈춘 듯이 흘러가는 구름도, 이따금 흔들리는 나뭇가지며,

사각거리는 바람소리도 모두가 쓸쓸하다.

 

봄에 부는 산들바람이 겨우내 가라앉았던 마음을 들뜨게 하여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한다면 가을에 부는 소슬바람은 딱히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어도 가끔은 뚜렷한

이유 없이 고적하게 한다.

 

특별히 하는 일이 다르지 않은데도 가을엔 지난 계절의 흥분이 가라앉아 마음이

한가로워질 뿐만 아니라, 세상의 분주함마저도 차분하고 조용하게 느껴진다.

한적한 마음이 이 계절을 쓸쓸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내게 느껴지는 가을은 풍요와 아름다움, 허전함, 고요함, 추억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 같은 것들이 섞여 있다.

한가하면서 가라앉은 시간을 채우려고 책도 펼쳐 보고, 이런 저런 것들을 좇아가 보지만

한가한 시간의 쓸쓸함은 마찬가지다.

 

여러가지 가능성으로 열려있던 젊은날의 전망들이 하나 둘 닫혀버리고,

이젠 눈앞에 놓인 외길만을 걸어야 하는 40대 마지막 가을이 더욱 쓸쓸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계절에 쓸쓸함을 느끼는 것을 자책할 생각은 없다.

그것이 나의 성향 때문이든, 계절이 일으킨 분위기 때문이든 매우 불편하지 않은 자연스런

감정인 까닭이다.

 

<가을에는 움직이는 것은 모두 쓸쓸하여 흔들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노래한 시인도

가을이 주는 적적한 느낌을 거부하는 몸부림보다는 차라리 있는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는

의도 아니었을까.

 

가을엔 움직이는 것들은 모두 쓸쓸하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것들 또한 쓸쓸하다.

오늘도 나를 스쳐간 바람이 백일홍 나무 가지 끝에 머무는 저녁이다.

석달 열흘 마음을 달뜨게 했던 붉은 꽃들은 모두 사라져 버린 채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는

배롱나무여~

아마 지금 나의 시간도 저쯤일 것입니다.

 

화요일 밤이 여덟시를 넘기고 바람은 마지막 잎새에 붙어서 나무잎을 흔들며 나뭇가지에 매달려

밤을 새울 것 같습니다. ㅠㅠ

11월의 밤은 그렇게 겨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예원가족 모두 주 안에서 평안 하시길 안부합니다.

 

가을 바람은 정처없는 나그네처럼 일정한 방향이 없어 마음이 더욱 아린지도 모릅니다.

의미를 잃고 본질에서 유리된 채 그날 그날 살아가는 나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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