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망령된 자가 없도록 살피라
본문 / 히12:16-17
1. 망령됨
창세기 3장에 보면 사단이 인간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 먹게 하려고 유혹할 때 했던 말이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3:5)고 하여 ‘하나님 같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사단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 대한 욕망을 갖게 함으로써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질서를 무너뜨리고 흠집을 내고자 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아담의 이러한 속성 가운데 태어난 아담의 후손들인 모든 인간은 자신에 대한 욕망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 오직 자신을 위해 살고자 힘쓰는 모습만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오직 자신을 위해 살고자 힘쓰는 것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오직 자신을 위해 살고자 힘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이 세상은 곧 사단의 세력에 붙들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세상의 이런 모습을 망령된 것으로 여깁니다.
오늘 본문 16절을 보면 “음행하는 자와 혹 한 그릇 식물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있을까 두려워하라”는 말을 합니다. 창세기 25장에 보면 야곱이 죽을 쑤어서 들에서 돌아와 배고파하는 에서가 죽을 달라고 하자 장자의 명분을 팔라고 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때 에서는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창 25:32)라고 하며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넘기고 배고픔을 해결했던 것입니다. 이런 에서의 행위를 두고 ‘망령된 자’라고 일컫는 것입니다. 에서의 이러한 망령된 행위는 장자의 명분을 자신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여겨버린 것에 있습니다.
장자의 명분이란 하나님의 언약이 이어지는 복의 통로인데도 불구하고 에서는 이런 장자의 명분에서 하나님의 복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배고픔의 해결하는 수단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즉 관심이 장자에게 담겨 있는 하나님의 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내가 배고픈 것에만 있었던 것입니다.
출애굽기 20장에 하나님이 주신 십계명 중에 세 번째 계명을 보면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출20:7)고 합니다. 여기 보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는 죄 없다 하지 아니하신다고 하시는데 왜 그런 것입니까?
여호와의 이름에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아들을 보내시고 죽게 하신 구원 사역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을 제대로 부른다면 그것은 영원한 생명을 소망하며 하나님을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원한 생명이 아니라 세상에서의 육신의 배부름을 위해 부르는 이름이라면 그것이 곧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이 되고 또한 그것이 결국으로는 하나님을 업신여기게 되는 것이기에 죄가 되는 것입니다.
여호와로 인한 영생의 복보다는 지금 당장 배부르고 풍족한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바로 망령된 것입니다. 이러한 망령된 생각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위해 독생자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의 희생까지도 지금의 배부름보다도 못한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배고프고 힘든데 하나님이 독생자를 보내서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것이 나에게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2. 교회의 존재 이유
이처럼 세상은 현실의 배고픔과 문제 그리고 어려움을 위해 신을 찾습니다. 세상이 부르는 신의 이름은 모두가 자신을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을 망령되이 부르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결국 그 말은 자신을 위해 신을 부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6장에 보면 “31.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32.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6:31-33)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방인들도 기도를 하는데 이방인들의 기도는 오직 자신과 세상의 것만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런데 믿는다고 하는 너희는 이방인과 같은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부르고 있다면 그것은 결국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는 것이니 그렇게 기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지금의 현실은 어려움과 고달픔과 배고픔과 고통의 연속일 것입니다. 그러한 우리의 현실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런 어려움과 배고픔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로 인해서 하늘의 복과 영생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약속하신 하늘의 것들이 현실의 배고픔과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는 하나님을 부르면서도 하나님이 약속하신 하늘의 복을 간절히 원하는 자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우리가 영원한 생명에서 제외되지 않는 것은 우리의 생명의 문제를 하나님께서 책임지고 계시기 때문인 것입니다. 때문에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서는 영원한 생명은 굳게 닫힌 문일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세상은 배고픔과 어려움의 현실만을 바라보고 살아가지만,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배고픔과 어려움 때문에 하늘의 것을 가치 없이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망령된 우리의 실상을 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망령된 자들을 책임지고 계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하심이 있기에 영생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게 합니다.
이것 때문에 신자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고, 망령된 자신을 책임지고 계시는 하나님께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신자된 우리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런데 믿음이 없는 불신자들은 오로지 자신의 생존문제에만 몰두해 살아갈 뿐입니다. 그들은 오직 배고픔과 어려움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영생을 책임지시는 하나님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영생을 책임지시는 하나님보다는 자신의 어려움과 배고픔을 책임져주는 하나님으로 존재해 주기를 원할 뿐입니다. 이러한 자가 부르는 하나님의 이름이야말로 성경에서 말씀하는 하나님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름에 불과할 뿐인 것입니다.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는 영원한 생명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하늘이라는 세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선포하기 위해 교회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배부름 때문에 예수님을 따른 자들을 거부하신 것처럼 교회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나오는 곳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6장에 보면 오병이어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게 됩니다. 그들이 오병이어라는 엄청난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을 자신들의 임금으로 삼으려고 예수님을 찾는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은 그런 그들의 속셈을 아시고 피하여 다니시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그들을 만나게 되자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26절부터 보면 “26.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 27.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요6:26-27)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썩을 양식을 위해 오신 분이 아니라,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해 오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필요를 따라 예수님을 찾아 임금 삼으려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피해 다니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뜻이라면 그의 몸 된 교회는 이런 예수님을 선포하고 전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것이 교회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교회는 그런 교회다움에서 벗어난 채, 교회로서 선포 해야 할 것보다는 오직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것을 부추 키는 데 주력을 다 할 뿐입니다. 한마디로 에서의 망령된 행실을 그대로 안고 있는 모습만 보일 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믿음으로 사는 신자는 배고픔과 어려움을 위해 교회를 찾지 않습니다. 진정한 믿음은 교회를 찾아 말씀 앞에 서게 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고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알기 위해 교회를 찾게 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사고방식이 왜 잘못된 것이고 악한 것인가를 알기 위해 교회를 찾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 교회는 세상의 사고 방식이 아닌 하늘의 사고방식이 어떤 것인가를 끊임없이 증거 해야 하고, 세상의 사고방식에 파묻혀 살아가는 현실을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신자로 하여금 자신은 영생에 들어갈 수 없는 존재임을 발견하도록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생이라는 것이 자신의 힘과 노력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며 자비라는 것을 발견하게 함으로써 하나님을 찬송하고 감사하게 하는 것이 교회인 것입니다.
3. 신자
그런데 오늘 본문 17절의 “너희의 아는 바와 같이 저가 그 후에 축복을 기업으로 받으려고 눈물을 흘리며 구하되 버린 바가 되어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느니라”는 구절을 보면 나중에 에서가 축복을 받지 못했을 때 눈물을 흘리며 구하였으나 이미 버린 바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멸망으로 끝난 에서의 운명은 우리에게 무엇이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인 것입니다.
배고픔 안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나 하늘의 복이라는 것이 없어도 상관없는 가치 없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하나님의 심판과 멸망이라는 자리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하늘의 복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라보고 소망하며 살아가는 그가 바로 신자인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영생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나, 하나님으로부터 끊어졌다는 것들이 전혀 두려움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세상 사람들은 그러한 것들이 없어도 자신에게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배부를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배부름의 삶이 전부이기에 배부름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 어떤 가치도 두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4장에 보면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4:7)고 말씀을 합니다. 신자는 보배를 가진 질그릇입니다. 그러나 질그릇이 보배를 가졌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질그릇이 가치 있는 그릇으로 높임 받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보배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배를 가짐으로써 질그릇이 금그릇으로 변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가진 보배 덕분에 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배고픔 때문에 장자의 명분을 팔아버린 에서의 사고방식과 같은 것입니다.
신자는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창 25:32)라고 하는 에서의 유혹과 같이 ‘영생의 복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라는 유혹을 항상 받으며 살아갑니다.
그 유혹에서 끝까지 우리가 신자로 남는 것은 우리의 애씀과 노력과 열심으로 말미암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최고의 복으로 주신 것이 예수 그리스도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을 모시는 자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아는 것입니다.
에서의 이야기는 우리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가를 묻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부어주시는 영생의 복은 세상의 가치관을 가지고는 전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죽 한 그릇보다 못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영생의 복입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나에게 쓸모 있는 것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배고픔을 생각한다면 영생은 나를 배부르게 해주는 죽 한 그릇보다 가치 없고 쓸모없는 것이지만 하나님의 심판에서 생각한다면 영생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복인 것입니다. 이 복을 업신여기는 망령된 자로 살아가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모든 관심을 두고 매일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그가 바로 참된 신자인 것입니다.